태권도 승품·단 심사는 태권도의 기술 수준과 수련 정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제도이다.
국기원은 1978년 8월 관(館) 통합 이후 심사체계를 마련해 2024년 12월 현재, 약 1,200만 명의 유품·단자를 배출하고 있다.
태권도 심사는 태권도 사범이 태권도 수련자를 대상으로 태권도장에서 시행하는 ‘승급 심사’와 만 15세 미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승품 심사’(단, 4품은 만 18세 미만인 사람)’, 만 15세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승단 심사’로 구분되어 있다.
심사 위임계약에 따른 시스템은 ▷국기원(발급수수료) ▷대한태권도협회(추천수수료) ▷17개 시도태권도협회(시행수수료)로 나뉜다.
#전북태권도협회, 심사 어떻게 진행하나?
2025년 8월 24일 오전 11시. 전북 김제실내체육관에서 ‘2025년도 제3차 전북특별자치도 태권도 승품·단 심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전북특별자치도태권도협회(회장 고봉수)가 주최한 심사대회는 23일부터 이틀 동안 전주와 구분해 23일 첫날에는 전주 지역(완산구·덕진구), 24일 둘째 날에는 전북 기타 지역을 각각 나눠 진행했다. 전주 내·외지역 심사 일정은 주기적으로 토·일요일을 바꿔 지역 간의 형평성을 맞추고 있다.
심사는 기본동작과 품새, 겨루기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기본동작에 초점을 맞춰 심사 채점을 강화했다. 내년에는 품새에 좀더 비중을 둘 예정이다.
전북태권도협회 심사진행위원이 응심자들이 신고 심사장에 들어온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 정돈하고 있다.
심사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응심자들의 신발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박정곤 전북태권도협회 사무국장은 “봄과 여름철에는 괜찮지만, 추운 겨울철에는 어린 응심자들이 맨발로 심사를 기다리면서 발이 시려 고생을 한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발을 싣고 심사장에 들어오게 하되 응심자 순서로 신발을 가지런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고 사소한 것까지 응심자를 배려하는 ‘편의 서비스’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뷰] 고봉수 전북태권도협회 회장
"심사 신뢰도와 퀄리티 높이는데 중점"
전북태권도협회 회원 등록도장은 370개소로, 1년에 약 1만 1천명이 심사를 보고 있다. 24일 오전, 심사가 열리고 있는 김제실내체육관에서 고봉수 전북태권도협회 회장을 만났다.
Q.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태권도 심사 중에서 전북태권도협회가 주최해 시행하고 있는 심사가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A.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전부터 몇 몇 시도태권도협회가 전북 심사장을 방문해 어떻게 심사가 이뤄지는지 벤치마킹을 해가기도 했습니다.
고봉수 전북태권도협회 회장이 전북지역 심사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Q. 심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A.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응심자들의 실력 향상을 확인하고, 심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응심자들과 학부모들이 품증과 단증을 취득하는 자부심과 값어치를 느낄 수 있도록 심사의 퀄리티(수준·품질)를 높이고, 심사장을 찾은 응심자와 학부모, 지도자들이 불편한 것이 없도록 ‘편의 서비스’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 심사장은 하루 종일 응심자와 학부모들로 꽉 차 있어 혼란스럽습니다. 질서정연한 심사장에서 원활하게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심사장 안팎에 ‘동선(動線)’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Q. 응심자(자녀)와 함께 심사장에 온 학부모들의 불만 중 하나는 자녀가 언제 심사하는지 몰라 마냥 기다리는 건데요. 전북태권도협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A. 전북태권도협회는 오래 전부터 응심자와 학부모 위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나의 아들과 딸이 언제쯤 심사를 하는지’ 궁금해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런 문제를 말끔하게 해소하기 위해 전북태권도협회는 10년 전부터 심사지역에 따라 심사 시간표(1∼7교시)를 만들어 응시 구분과 번호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응시번호를 보고 언제 심사를 하는지, 그 시간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겨루기 심사장. '2품 338번'은 응심자 시간을 알려주고, 영상심의를 위해 활용된다.
Q. 공정한 심사를 위해 어떤 제도를 도입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심사 감독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A. 심사 전에 응심자 1번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심사 추첨통’에서 지정품새를 뽑습니다. 채점평가위원들은 하루 종일 정해진 심사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1시간 단위(1교시)로 교체합니다. 이것은 심사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감독관은 심사관리위원회에서 2명을 파견합니다. 심사를 채점하는 평가위원들을 감시하기보다는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감독관의 직무입니다.
고봉수 회장은 심사와 관련된 민원과 관련, “(품·단증을 발급하는) 국기원에 가기 전에 먼저 전북태권도협회에서 민원을 듣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영상심의위원회에서 관련된 심사 영상을 찾아 공정하게 심의한다. 협회는 회원(도장 지도자)을 배려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